안녕하세요, 넷마블 기술전략팀 조병승입니다.
어느덧 2022년 새해를 맞이한 지 일주일이 다 돼 갑니다. 다들 신년 준비는 잘하고 계신가요? 신년을 맞이하기에 앞서, 아직 마무리하지 못한 2021년 태스크가 남으신 분들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그 마지막 태스크였던 넷마블 기술전략담당&보안실의 온라인 송년회 이야기를 잠시 옮겨볼까 합니다. 이미 많은 분이 게더타운, 줌, 유튜브 라이브 등으로 이런저런 행사를 기획하고 보내셨을 터라, 크게 다른 내용이 있지 않을 듯합니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께 미약하지만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고민의 시작
온라인 송년회가 열렸던 2021년 12월 29일 기준, 넷마블은 전사 재택 기간이었습니다. 연말을 맞이해 연차를 쓰시는 분도 계셨고, 모두 각자 담당한 업무별로 스케줄이 다르기 때문에 한자리에 참가자를 모으기는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집중해서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휴일을 포함해서 대략 2주 남짓 남은 상태라, 빠른 선택과 집중을 위해 간단한 목표를 세웠습니다.
온라인 송년회의 목표
- 혼자 접속해도 심심하지 않아야 한다.
- 미니 이벤트로 소소한 재미를 찾는다.
- 자유로운 참여를 추구한다.
비대면도 아니고, 대면도 아닌 새로운 공간
넷마블 기술 조직은 매주 금요일마다 ‘기술전략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코로나와 함께하는 동안, 구글 미트를 활용해 기술 조직 전체가 발표를 듣고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만약 온라인 송년회 준비 여건이 충분하지 않거나 진행 중 장애가 심해지면, 기술전략 세미나처럼 구글 미트로 바로 회귀한다는 백업 대책을 먼저 세웠습니다.
백업 대책에 대해 협의를 마쳤으니, 실제 집중할 서비스를 고르기로 했습니다. 부가요소는 집중할 서비스를 선택 후에 그 서비스에 맞는 기능을 붙이면 되므로, 가능성 정도만 염두에 두고 확실한 기준선만 잡기로 했습니다.
서비스 선택 기준
- 접속이 쉬워야 한다.
- 길게 보지 않는다.
- 이번 한 번만 잘 쓸 수 있으면 된다.
유튜브 중계
유튜브, 트위치, 아프리카TV 등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활용하는 방식은 방송 자체에 집중하기 좋습니다. 2021년 서울시에서 진행한 타종 행사처럼 미리 제작한 동영상을 시간 맞춰 재생하는 형태도 가능하며, 스튜디오 같은 공간에서 소규모 인원이 보여 진행하는 방식을 선택한다면 부족함이 없을 방법입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채팅 이외에는 참여자가 직접 참여하고 있다는 기분을 낼 수 있는 동기화 방식의 참여 장치가 마땅치 않습니다. 그래서 미디어데이, 온라인 클래스 등은 줌이나 구글 미트 등을 활용해 참여자 리액션을 좀 더 직접적으로 받도록 보완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인 단방향 소통이 강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메타버스 서비스
2021년부터 여러 커뮤니티와 기업 행사에 게더타운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게더타운의 가장 큰 특징은 키보드 방향키를 눌러 움직이는 도트 이미지 요소와 적절하게 섞여 있는 화상 채팅 기능이 아닐까 합니다. 2D 이미지를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지만, 전문 행사 업체 등에서는 배경 이미지를 3D(처럼 보이는 2.5D) 이미지로 바꾸고 타일 효과를 그 위에 입히는 형태도 제작하고 있습니다.
기존 웨비나에서는 멀티 트랙이나 미니 이벤트 등을 운영할 때, 주로 하이퍼링크 방식으로 웹페이지를 이동시킵니다. 이 때, 참여자는 순단 현상을 겪습니다. 하지만, 게더타운 같은 서비스는 이런 순단 현상이 없습니다. 참여자가 한 페이지 안에서 대부분의 이벤트를 소화하기 때문에 순단 현상 체감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웹로그 분석 결과에서도 키프레스(key_press), 스크롤(scroll), 비디오 프로그레스(video_progress) 같은 이벤트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옵니다.)
2021년 12월 20일 기준으로 찾아본 결과, 위 맥락을 참고해서 써볼 만한 서비스는 총 4가지가 있었습니다.
참고할만한 메타버스 서비스
- 게더타운: https://gather.town
- 워크어드벤처: https://workadventu.re
- 세컨블록: https://2ndblock.com
- 젭: https://zep.us
Zep으로 가자
저희 팀에는 전문 그래픽 디자이너가 있지 않기 때문에, 이미 준비된 오브젝트나 맵 템플릿 등을 생각하면 게더타운을 쓰는 것이 적당해 보였습니다. 맵 에디터 자체의 완성도도 꽤 높고 활용 사례도 이미 많이 생겼던 만큼, 준비 중에 이슈가 생기면 문의하거나 참고할 자료가 적당히 있기도 했습니다. 결정적으로 제가 토이 프로젝트 성으로 게더타운에서 회사 사무실을 만들어보기도 했었고, 파이콘이나 모두콘 같은 게더타운을 활용한 행사에 여러 번 참여했던 친숙함이 무엇보다 장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친숙함에서 가장 먼저 떠올랐던 기억은 동시 접속자 100명이 넘어갈 때 생기는 버벅임이었습니다. 기업용 유료 서비스로 버벅임이 얼마큼 해소될지에 대해선 아무도 확신할 수 없었고, 게더타운 상품 페이지를 보면 최대 접속자 수를 500명으로 제한하고 있기도 했기에 단시간에 해당 부분을 해소할만한 비책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대안으로 찾은 서비스 중에서 젭은 아직 베타 서비스 중이었습니다. 게임과 비슷하게 채널이라는 개념이 있었고, 한 채널당 500명씩 접속할 수 있다는 스펙과 디스코드 커뮤니티 대화 기록에서 100명 이상이 접속했음에도 큰 버벅임 없이 행사를 진행했었다는 이야기를 확인하고, 좀 더 안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맵 기본 기능
젭에서 제공하는 맵 에디터와 구현 결과는 게더타운 대비 아직은 활용 편의성이 매우 낮았습니다. 하지만, 사용자 기준에서 캐릭터 거리 차이에 맞춰 화상채팅이 활성화되는 기능과 화면상에서 직관적인 말풍선으로 띄우는 채팅 기능은 기본 기능으로 충분해 보였습니다. SSO 로그인, 게스트 접속 기능, 접속 계정 도메인 제한 기능 등도 갖추고 있었습니다.
이외 맵 템플릿도 몇 가지가 이미 제공되고 있었고, 오브젝트나 배경 표현을 위한 타일 단위가 게더타운과 동일하게 32px x 32px이었던 덕분에 게더타운 경험을 적당히 옮겨올 수 있어 보였습니다. 맵 에디터에서 타일 효과를 설정하는 방법도 게더타운과 비슷했던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타일 효과를 반영할 수 있어 보였습니다.
운영 프로그램
서비스 선택은 끝났으니, 온라인 송년회 안에서 운영할 최소 프로그램을 선정해야 했습니다. 욕심내지 말고 확실하게 반영할 수 있는 3~4가지를 골라, 필요하다면 동일한 형식이지만 다른 콘텐츠를 넣는 것으로 커버하기로 했습니다.
대략 접속 가능 시간은 시상식 시작과 종료 앞뒤로 2시간씩 추가해서, 오후 2시부터 오후 7시로 여유시간을 두기로 했습니다. 각자 편한 시간에 접속해서 2시간 정도 가볍게 소모할 콘텐츠를 넣기로 했습니다.
운영 프로그램
- 넷마블 챌린지 어워드 시상식 – 예상 40분~1시간
- OX 퀴즈 – 예상 10~20분
- 미니 게임(리더 보드 포함) – 예상 5분/게임
- 방명록
- 프리 토크 존
넷마블에서는 넷마블 인재상인 도전과 혁신 문화를 장려할 수 있도록 모범 사례를 발굴해 ‘넷마블 챌린지 어워드’를 시상하고 있습니다.
이제 프로그램은 선정했으니, 맵을 만들어 콘텐츠를 추가할 차례가 왔습니다. 맵 편집과 실제 넷마블 엔지니어들이 구석구석 뛰어다닌 이야기는 2부로 옮겨서 전해드리겠습니다.